뉴크롭이 쏟아지는 6월, 로스터의 시선이 머무는 생두들을 정리했습니다.
GREEN BEAN LETTER | No.50
바빠지는 계절, 커피를 고를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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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주요 요약
• 뉴욕 커피 지수 하락, 환율은 소폭 안정세
• 뉴크롭 본격 입고 시작, 리무·카파·바하 등 주목
• 고로·게넷·불레 등 구지 워시드·내추럴 로트 판매 중
• 케냐 품목 대부분 품절, 블랙커런트 향미는 배전도에 주목
• 마리사벨·바샤베켈레·아르베고나 등 주요 커피 입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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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자 뉴욕 커피 지수는 지난달 388에서 346으로 떨어졌다. 브라질 수확이 본격화하면서 가격이 내려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번 브라질 작황이 공급부족 상황을 만회할 수준인지는 아직도 의견이 엇갈린다. 무엇보다도, 최근 하락한 가격이 앞으로 국내에 들어올 뉴크롭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은 작다. 북반구 산지(에티오피아, 케냐, 인도, 중미 등) 커피 상당 부분은 이미 산지에서 이전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가 완료되었기 때문이다. 높은 가격에 구매한 커피는 국내에 들어와도 높은 가격에 판매될 수밖에 없다.
최근 커피 지수가 하락했지만 그 가격에 거래된 커피는 많지 않다. 지금 시세에 구매 가능한 커피가 있다면 산지에서 아직 팔리지 않고 남아 있던 물량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 경우 높은 품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마저도 국내 입고는 이르면 가을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자 환율은 지난달 1,396원에서 1,364원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환율은 하락하고 있다. 떨어진 환율은 수입할 커피 가격을 일정 정도 떨어뜨리는 데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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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뉴크롭 시즌이 시작되면서 다양한 커피가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중미 커피는 올해 수확이 늦어져 아직 시장에 많이 풀리지 않고 있지만, 이번 달과 다음 달 사이엔 뉴크롭 커피 가뭄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에 언급한 것처럼, 블렌더로 많이 사용하는 과테말라 가격이 가장 많이 올라 생두 수입업체들이 구매량을 많이 줄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준비 또는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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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오리진
에티오피아 벤치 마지 게샤 와시드 (22,000원) 벤치 마지는 라틴 아메리카 게이샤가 유래한 지역이다. 유전적 연관성은 많지만, 완전히 같은 품종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그래서 보통 혼란을 막기 위해 ‘게샤’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 커피는 플로럴하고 풍부한 산미를 갖고 있어 멋진 싱글 오리진 커피로 추천한다.
구지 함벨라 고로 (23,000원) 올해 와시드 중에서 가장 품질이 뛰어난 지역은 단연 구지다. 소비자가 전통적인 에티오피아 워시드에서 기대하는 밝은 산미, 플로럴, 베르가못 향을 찾고 있다면, 올해는 구지가 정답이다. 고로는 그 대표적인 예다. 재배 고도가 2,400미터에 달해서 생두 크기가 매우 작은 편이고 수분 함량이 9% 후반대로 건조됐다. 로스팅 할 때 화력을 너무 과하게 공급하지 않아야 한다. 요즘은 생두 수분함량에 대한 로스터들의 요구 수준이 예전보다 많이 낮아지는 추세다. 수분 함량을 낮춰 수분 활성도를 떨어뜨리면 생두의 안정성이 높아져 보관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다만 생산자 입장에서는 수분 1% 차이가 무게 손실로 이어져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선호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반대로 수분 함량이 높은 생두는 낮은 온도에서 보관해야 하며, 에어컨을 가동하는 동안에는 포장을 오픈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분 활성도가 높은 상태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사용하는 것이 좋다.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게넷(23,000원) 게넷은 고로처럼 좋은 산미와 플로럴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유칼립투스나 허브 느낌이 있다. 고로가 전통적인 향미를 갖고 있다면, 게넷은 개성과 특별함을 보여준다. 전형적인 에티오피아 와시드가 지겹다면 추천한다.
에티오피아 구지 함벨라 불레 내추럴 판매 시작 열흘 만에 품절됐다. 아무래도 올해 AFCA 에티오피아 내추럴 부분에서 2위를 차지한 영향이 크다. 이미 판매는 끝났지만, 이렇게 고지대에서 내추럴로 가공한 커피의 최고점은 가을 이후에 찾아올 것이다.
에티오피아 구지 벤티 넨카 내추럴 (23,500원) 불레에 전혀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고 있다. 오히려 농익은 블루베리, 핵과류의 산미와 질감은 벤티 넨카 쪽이 더 두드러진다. 이 커피 역시 가을 지나면 정점을 찍을 것 같은데, 재고가 그때까지 남아있을 것 같지는 않다.
콜롬비아 나리뇨 엘 타블론 게이샤 (32,000원) 조밀도가 매우 높은 커피다. 로스팅이 까다로운 편이지만, 잘만 볶아낸다면 기대 이상의 컵 퀄리티를 보여줄 수 있다. 로스터 입장에서 봤을 때 가격 대비 품질이 매우 훌륭한 편이다.
케냐 카루만디(25,000원) 뉴크롭 케냐는 5개 로트가 들어왔는데 모두 빠르게 품절되고 현재는 로트 사이즈가 큰 카루만디만 남았다. 원래 케냐 마이크로 로트는 다른 커피에 비해 가격이 현격히 높았는데 이제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지금은 향미 특성이 분명한 케냐를 더욱 적극적으로 사용해 볼만하다. 언젠가부터, 오랫동안 케냐 커피를 대표하던 블랙커런트 향미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버렸다. 기후 변화 탓이다. 하지만 블랙커런트는 적어도 케냐에 있어서는 배전도와도 관련이 많다. 블랙커런트는 너무 약배전 하면 오히려 향미 강도가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블랙커런트 향미가 있어도 충분하지 않으면 더욱 그렇다. 블랙커런트 향미를 극대화하려면 2차 크랙 가까이 배전도를 높일 것을 추천한다. 좋은 품질의 케냐는 심지어 2차 크랙 초반까지도 블랙커런트 향미가 뚜렷하게 남아 있다. 기본적으로 케냐는 배전도 증가에 따른 향미 약화가 가장 적은 커피다. 경험 많은(혹은 구식😊) 로스터들은 아직도 가장 좋아하는 커피로 강배전 케냐를 드는 경우가 많다. 카루만디는 2차 크랙을 전후해서 매력적인 블랙커런트를 보여준다.
콜롬비아 엘 타블론 레이트 하비스트 디카프 (23,000원) 풍부한 과일 향미를 갖춘 새로운 디카프 커피. 판매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재고가 소진되고 있다.
콜롬비아 엘타블론 게이샤 디카프(35,000원)는 게이샤의 향미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페루 게이샤 및 기타 품목 (가격 인하) 새로운 페루 로트들이 입고되었고, 게이샤를 포함한 전체 페루 커피 라인업이 가격 인하에 들어갔다. 지금 중미에서는 이만한 품질과 가격을 갖춘 게이샤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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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카파 비타 와시드 (17,000원) 좋은 클린컵과 단맛, 와시드로서는 매끄러운 바디를 갖고 있어서 블렌더로 추천한다. 카파는 리무와 인접한 지역으로 떼르와 특성 상 남부 커피처럼 플로럴함과 밝은 산미를 갖고 있지 않지만, 매력적인 고수와 민트 같은 허브 계열, 잘 익은 과일의 산미를 갖고 있어 블렌더에 개성을 부여하기에 제격이다. 배전도가 높은 블렌더에서는 허브 느낌이 감칠맛처럼 변하는데 블렌더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리무 순투 내추럴 (14,800원) 많은 로스터가 기다린 품목. 올해도 뛰어난 단맛과 바디, 농익은 과일의 풍미가 있다. 에티오피아 고지대 내추럴 특성 상 앞으로 몇 달 지나면 더 농익은 맛을 보여줄 것이다. 리무 내추럴은 다른 로트들이 들어오고 있는데 약간의 가격 인상이 있을 예정이다. 가능하다면 이번에 여유 있게 확보해 놓을 것을 추천한다.
과테말라 바하 베라파스 (18,500원) / 우에우에테낭고 셀렉션 (19,300원) 높은 가격에 놀라게 하지만 작년처럼 좋은 품질을 갖고 있다. 바하 베라파스는 좋은 단맛과 바디, 클린컵, 가격을 갖고 있다. 우에우에테낭고는 밝은 산미와 복합성을 갖고 있어서 배전도가 낮은 블렌더나 싱글로 사용하면 좋다.
인도 바드라 로부스타 (15,300원) 작년보다 가격이 많이 올랐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도 올해 인도에서는 수요가 너무 많아 공급이 부족하다. 스페셜티 로부스타는 더 이상 ‘가격이 저렴해서 사용하는 커피’가 아니다. 로부스타가 블렌더에 부여하는 힘과 맛의 특성은 아라비카로는 대체 불가능하다.
강가기리(17,500원) 품절되었던 강가기리가 재입고됐다. 올해 인도 아라비카 공급이 부족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콜롬비아 엘타블론 레이트 하비스트(18,000원) 재입고됐다. 지난 로트보다 산미와 과일 느낌이 풍부해졌다. 블렌더로 쓰기에 아까운 품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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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입항 예정된 커피들은, 싱글용 시다모 아르베고나 워시드와 바샤 베켈레 5개 로트(2024 CoE 우승 로트 포함)의 통관이 거의 끝났다.
온두라스 마리사벨 블렌드는 현재 통관이 진행 중이며, 올해 품질이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뛰어나다. 코스타리카 스페셜티 블렌더 및 마이크로 로트 첫 번째 컨테이너도 곧 입항한다. 이 중 블렌더는 과테말라를 대체할 만한 가격과 품질을 갖추고 있다.
이외에도 싱글/블렌딩 겸용이 가능한 에티오피아 벤사 워시드 로트, 인도 아자드 힌드 로부스타, 케냐 두 번째 컨테이너 등도 곧 입항할 예정이다.
7월에는 더 많은 뉴크롭이 이어서 들어온다. 에티오피아, 케냐 세 번째, 과테말라 안티구아, 코스타리카 마이크로 로트, 그리고 인도 아라쿠 워시드/내추럴 등이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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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등한 생두와 원두 가격으로 출렁이던 시장이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역시 한국인은 적응이 빠르다. 이제 스페셜티 커피 소비자는 인상된 커피 가격 대비 받아 든 커피의 품질을 두고 생각에 잠길 것이다. 변화한 시장 상황을 빨리 받아들이고 다시 품질 안정성과 장기적 관점에서의 비즈니스 체력을 증진할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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